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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공장 노동자 사택 '부평 미쓰비시제강 줄사택' 국가등록문화재 신청 앞둬

-일제 조병창 관련 미군기지 조병창 병원 건물은 철거, 산곡동 영단주택도 철거돼

 

【인천 - 김웅렬 기자】인천 부평구가 일제강점기 전범기업 '미쓰비시제강'의 강제동원 흔적이 남은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추진한다.

 

미쓰비시 줄사택이 국가등록문화재가 되면 건물의 유지・관리・수리 비용을 지원받고 건폐율・용적률 완화 혜택을 받는다. 

 

또 재산세, 양도세 등 세금도 대폭 감면된다.

 

구는 지난 16일 구청 나눔방에서 미쓰비시 줄사택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역사의 흔적이 남은 건축물 등이 철거되거나 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강제동원의 흔적이 남은 유산을 보존·활용하려는 부평구의 노력을 높게 평가했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1938년 일제가 일본군 군수물자 보급 공장인 육군 조병창을 부평에 세울 무렵 지어진 공장 노동자 합숙소다. 집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어 ‘줄사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노동자들이 묵었던 줄사택의 현장이 그대로 보존돼 일본육군 조병창과 더불어 당시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강제동원 현장으로 역사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미쓰비시의 강제동원 흔적으로 평가 받고 있어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일본육군 조병창 병원 건물은 현재 철거됐다.

 

앞서 부평구도 지난 2018년 노후된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미쓰비시 줄사택을 헐고 공영주차장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미쓰비시 줄사택을 철거할 경우 강제동원의 흔적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지역사회의 우려와 문화재청으로부터 미쓰비시 줄사택이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녀 보존할 필요가 있다는 협조 요청에 따라 주차장 건설 추진을 중단했다.

 

이후 2021년 7월 미쓰비시 줄사택 보존 및 활용 방안 논의를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총 5차례의 회의 끝에 ‘미쓰비시 줄사택이 보존돼야 할 지역 유산임을 확인하고 지역 자산으로서 가치 증진을 위한 보존·활용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정책권고안을 부평구에 전달했다.

 

부평구는 오는 5월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신청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줄사택은 일제강점기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제강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묵었던 곳이자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미쓰비시제강의 강제 동원 흔적이다.

 

부평구에는 과거 산곡동 영단주택도 이었다. 도시개발로 현재는 철거됐다.

영단주택도 1941년 5월 개창한 인천육군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에게 임대용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생활상 파악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산곡동 영단주택은 인천육군조병창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가족 단위로 주택을 임대해 거주하는 형태로 알려졌는데, 최근 학술조사를 통해 혈혈단신으로 인천육군조병창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집단 기숙했던 합숙소가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학계 최초로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했다.

 

구 관계자는 “상반기 내 미쓰비시 줄사택의 국가등록문화재 신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아픈 역사를 담은 미쓰비시 줄사택이 부평구의 첫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돼 과거를 되돌아보는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