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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그 아이를 잃지 말거라, 내 며느리의 글을 읽고

올곧은 어른이 되기 위해,

너는 어린아이 때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과 조바심. 뭐 이런 것 때문에

마음을 많이 아파하면서

지금의 착하디착하면서 예쁜 네가 되었구나.

 

네가 어른이 되고 보니

네가 끊임없이 싸워왔던 그 꿈은

네 자신이 스스로가 좇았던 것이 아니라

지독하게 쑥대밭같이 얽히고설킨

지금의 사회가 정해준 꿈이었음을 깨닫고

무력감에 시달렸던 흔적이 너의 글속에 숨어 있으매

내 마음도 우울했었단다.

 

너의 훌륭한 창작의 솜씨에 친구들과 선생님들로부터

부러움과 칭찬받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괴로워했던 날

아무도 너의 어깨를 토닥거려 주는 이 없었으매

내 마음은 시리기조차 하였단다.

 

그러나 다행히도

너의 그 아름다운 어린아이 꿈을

소홀히도 토라지게도 놔두지 않겠다는

야무진 다짐으로 무력감을 스스로 걷어내고

방문을 살짝 열고 빼꼼 밖을 내다보는

너의 휑한 모습이 너무나 예쁘고 아름다워서 기쁘기만 하단다.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 라는 시(詩)구절을 닮은

너의 슬픈 글을 읽고

“아파하는 마음은 계속될 텐데”...

“아파하는 마음은 인간의 어디엔가 항상 숨어 있다는데”...

네가 그 아름다운 어린아이 꿈이

토라지게 놔 둘까봐 걱정이 되는구나.

 

2022-09-15일

 

너를 만난 날 부터 며느리 바보가 된지 벌써 3년이 넘었건만

지금도 여전히 너로 하여금 행복하기만 한 시아버지 박윤서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