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김선근 기자】올여름 K1 전차 내부 온도가 50도까지 치솟아 장병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지만, 냉방 장치와 양압장치 추가 탑재를 포함한 K1 전차 성능개량 사업 예산이 올해 기획재정부 심사에서 전액 미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국회 국방위원회 유용원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K1E1 전차 성능개량 사업(K1E2)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K1 전차는 외부온도 35도에서 1시간 운용 시 내부온도가 약 50도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개량 장비인 냉방장치를 가동하면 내부 온도는 약 22도로 낮아지지만, 올해 예산 심사에서는 관련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았다.

인간 체온이 40도를 넘어가면 열사병 위험이 높고, 42도 이상이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어, 전차 내부 과열 문제는 장병 생명과 직결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병 안전과 전투준비태세 유지를 위해 K1 전차 성능개량 사업이 추진됐으나, 기획재정부는 첨단전력 우선 확보와 재래식 전력 투자 미반영 기조를 이유로 예산 반영을 거부했다.

또한 K1 전차는 전체 전군 보유 전차의 58%를 차지하는 핵심 전력임에도, 포수 조준경 노후화로 K1 전차 44%는 2km 이내 표적 조준이 제한되고 있으며, 수리 부속이 단종돼 정비조차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유용원 의원은 “2018년 최악 폭염 당시 기재부가 병영 생활관 에어컨 보급 예산을 적기에 집행해 장병 건강과 전투준비태세를 확보한 좋은 사례가 있다”며 “올해 한반도 여름은 폭염과 열대야가 빈번하게 발생했음에도 장병 안전과 쾌적한 전투 환경을 위한 전차 성능개량 사업이 취소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이어 “살인적인 전차 내부 더위를 극복할 수 있는 냉방 장치와 양압장치 탑재는 장병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동시에 기본적인 전투태세를 유지하는 필수 사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