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홍지수 기자】 극단을 운영하며 40년 넘게 무대에서 사람을 다뤄 왔다. 연극에서 한 인물의 설정과 처리가 설득력을 잃는 순간, 작품 전체의 신뢰가 함께 흔들린다. 비중이 크든 작든 인물마다 분명한 이유와 기준을 갖고 대해야 한다는 점을, 현장에서 늘 확인해 왔다. 사법 체계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에는 그 사회가 인간을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는지가 드러난다. 최근 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의 구속 소식을 접하면서, 한 개인에 대한 구속 판단에 어떤 요소들이 실제로 고려되고 있는지 질문을 던지게 됐다. 형사소송법은 피의자에 대한 수사를 불구속 상태에서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속은 도주 우려나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을 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조치이며,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누구나 무죄로 추정받고 방어권을 보장받는다. 이는 법조문의 기술을 넘어, 국가 권력이 개인의 신체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최후의 범위에 대한 약속이다. 이 총회장은 1931년생으로 만 95세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고령일수록 도주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건강 상태는 방어권 행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일보 홍지수 기자】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만희 총회장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대통령선거와 총선 등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신도들에게 특정 정당의 당원 가입을 조직적으로 지시하거나 강요했다고 보고 있다. 약 5만 명 이상의 신도가 집단으로 당원 가입한 것으로 파악했으며, 이를 정당의 공정한 업무를 방해한 행위로 의심하고 있다.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이만희 총회장 측은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하여 현재 구속 상태다. 한편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하며, 95세의 고령이고 수사에 성실히 응해 왔으며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종적인 유·무죄는 앞으로의 형사재판을 통해 판단될 사안이지만 법적 절차를 떠나서 95세의 고령자를 인정사정없이 구속한 것은 법적용이 지나치고 가혹하다는 여론이 있다. 이 총회장은 국내적으로 한 종교인이기 이전에 국제적으로 평화화해활동으로 국제적인 존경과 국가적 명예를 고양해온 평화주의자이다. 알려진 사례는 2014년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40여년간 지속되어온 가톨릭계와 이슬람계 간 분쟁지역을 방문
【데스크 칼럼】공직사회에서 신분과 권한의 경계는 칼로 자른 듯 분명해야 한다. 아무리 유능한 인재이고, 채용 가능성이 백 퍼센트에 수렴한다 할지라도 정식 임용장을 받기 전까지는 법적으로 엄연한 ‘민간인’이다. 공무원의 권한과 그에 따르는 엄중한 법적 책임은 오직 정식 임용 절차가 완료된 순간부터 부여되기 때문이다. 최근 인천 서해구청장 비서실을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재 전문임기제 채용 절차를 밟고 있는 한 민간인이 정식 임용도 되기 전에 구청장 비서실을 반복적으로 출입하며 머물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욱이 해당 인물이 구재용 서해구청장의 선거 캠프 출신 인사로 알려지면서, 공직사회 내부와 지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아직 신원조회 등 법적 절차가 엄연히 진행 중임에도 비서실을 안방처럼 드나들었다면, 이는 행정이 ‘채용 예정자’ 혹은 ‘공신(功臣)’이라는 이유로 특혜성 대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당장 눈에 보이는 "업무 지시가 있었느냐", "민감한 문서가 유출되었느냐"의 여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가장 큰 문제는 행정기관이 민간인과 공직자 사이의 물리적·법적 경계를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 기온이 급격히 오르거나 습도가 높은 날에는 몸이 열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해 열탈진, 열사병 등 심각한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 ‘온열질환 발생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온열질환자는 4,460명으로, 2024년 3,704명에 비해 약 20% 이상 증가했다. 장시간 야외에 머물러야 하는 직업을 가졌거나 야외 스포츠를 하는 경우, 그리고 온열질환에 취약한 노인, 어린이, 임신부, 심‧뇌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자, 장애인 등은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 몸은 크게 복사, 대류, 증발, 전도 등 다양한 열 교환 과정을 통해 체온을 조절한다. 이 가운데 여름철 야외 활동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햇빛에 의한 복사열이다. 같은 기온이라도 직사광선에 오래 노출되면 체감온도는 크게 올라가고, 체온 조절 부담도 커진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폭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온열질환자 특성 심층분석’에 따르면, 체감온도 상승에 따라 사망 위험이 증가하며, ‘폭염중대경보’ 단계인 38도에 이르면 전체 사망 위험이 1.16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야외에 머무르는 대표적인 활동으로는 골프, 축구 등 야외 스포
건강검진 결과지에서 '갑상선결절'이라는 소견을 접하면 상당수의 수검자가 암을 우려한다. 그러나 갑상선결절은 성인에서 매우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으로, 발견된 결절 가운데 실제 악성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약 5% 내외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소수의 악성 결절을 놓치지 않으면서, 양성 결절을 불필요하게 치료하지 않는 균형 잡힌 판단에 있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체내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한다. 갑상선결절은 이 갑상선 조직 내에 생긴 종괴를 의미한다. 대부분은 양성이며, 낭종(물혹), 증식성 결절, 염증성 결절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요오드 섭취,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관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결절이 발견됐다고 모두 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대부분은 양성 결절이지만 초음파 소견과 세포검사 등을 통해 악성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갑상선결절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 결절이 매우 작고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자각하기 어려워 건강검진 초음파에서 우연히 발
【우리일보 권오준 기자】인천광역시가 이달 1일을 기해 영종구, 제물포구, 검단구라는 3개 신설 자치구 시대를 열었다. 1995년 행정구역 개편 이후 31년 만에 단행된 이번 행정체제 개편은 단순히 행정 구역의 경계선을 다시 그은 것을 넘어, 각 지역의 특수성에 맞는 맞춤형 발전과 주민 복지 증진을 이루겠다는 거대한 도전이다. 이러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인천시의회 초대 도시건설위원회가 14일부터 신설 구(區) 전역을 돌며 첫 현장점검에 나선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향후 '책임의정'의 이정표가 되어야 마땅하다. 새 행정체제가 연착륙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도시기반시설(인프라)의 조속한 확충'이다. 구청 현판을 새로 달았다고 해서 주민의 삶이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행정 구역이 분리·신설되는 초기에는 관할권 이관과 행정 처리 지연 등으로 주민들이 직간접적인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무늬만 자치구일 뿐, 도로·교통·복지 시설이 제자리걸음을 걷는다면 행정체제 개편의 명분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번에 시의회가 점검하는 3개 권역의 현안들은 하나같이 신설 구의 존립과 직결된 핵심 과제들이다. 영종구의 경우 영종해안순환도로
【우리일보 홍지수 기자】지팡이를 짚고 법원 계단을 오르는 아흔다섯 노인의 모습을 뉴스로 접하며, 나는 오래도록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신천지는 내가 믿는 길과는 다른 길을 걷는 종교이지만,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한 인간에 대한 연민까지 달라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수행자의 눈으로 보면, 그가 누구든 자비심이 앞서는 것이 마땅하다.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구속과 기소 소식을 접하며 나는 두 가지를 묻고 싶어졌다. 저 고령의 몸을 굳이 구치소에 가두어야만 했는가. 그리고 이번 수사는 애초에 정한 길을 그대로 걷고 있는가. 혐의를 부정하려는 것도, 사법부의 권위에 시비를 걸려는 것도 아니다. 법이 스스로 세운 원칙에 얼마나 충실한지, 함께 되짚어보고 싶을 뿐이다. 종교 간 화합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오래 몸담아 오다 보니, 다른 종교의 사정에도 자연히 눈길이 가게 된다. ■ 아흔다섯의 몸, 굳이 가두어야 했을까 우리 형사소송법은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는다. 구속은 도주와 증거 인멸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마지막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법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적부심 청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지난 4월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한타바이러스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크루즈선의 바이러스 접촉자 650여 명 중 13명이 확진되었으며, 이 중 3명이 사망했다.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에 대해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박성희 교수와 알아본다. 박성희 교수는 “국내에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사망률이 20~35%, 최대 50%로 보고되는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감염 발생 시 급속도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된 감염 경로와 증상을 알아두는 것이 초기 치료와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은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안데스바이러스’, ‘신 놈브레 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폐부종, 호흡부전, 심장 기능 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주로 아르헨티나, 칠레, 브라질, 파라과이 등 남아메리카와 미국 서부 등에서 발생한다. WHO에 따르면 2025년 세계 한타바이러스 심폐증후군 환자는 총 229명이었으며, 이 중 사망자는 59명이었다. 주된 감염 경로는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 분변, 타액 등에 접촉하거나 노출되는 경우, 그리고 이에 오염된 환경에 접촉하거나 노출되는 경우, 오염된 먼지를 흡입하는 경우 등이다. 사람 간
【성명】광주 여고생 이채원 양 살인 사건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행태는 충격을 넘어 참담함을 자아낸다.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내용은 단순한 '부실 수사'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만약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가 사법 체계를 정면으로 훼손한 중대한 사법 방해이자 공권력의 사유화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은 강간·납치·살인이라는 중대 범죄의 초동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물과 피의자 주거지 비밀번호, 압수수색 관련 정보 등 내부 수사 정보를 피의자 장윤기의 부친에게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의자의 부친은 현직 경찰 간부이다. 강간·납치·살인죄가 최소 무기징역 이상의 중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수사 책임자들이 법 집행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했는지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피의자 부친의 명시적인 요구가 있었는지, 또는 조직 내부의 묵인과 동조가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수사팀이 범죄 혐의를 축소하거나 증거 동영상을 은폐·삭제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중
【우리칼럼】최근 정성호 대한민국 법무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은 민주주의 사회의 근간이자 헌법적 가치인 ‘정교분리’의 원칙을 국가 권력이 어떻게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위험한 신호탄이다. 정 장관은 고령의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95)과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83) 등 특정 종교 지도자들을 겨냥해 성경 속 “거짓 선지자”라는 표현을 쓰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공언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법 집행의 수장이 유죄를 단정 짓고, 공적 지위에서 특정 종교를 맹비난한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이례적이며 초법적인 발상이다. 법무행정 책임자가 문제 삼은 핵심 혐의는 신천지 측이 특정 정당에 신도들을 강제 가입시켜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종교인 역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정당에 가입하고, 투표하며,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 수만 명의 신도를 어떻게 개별적으로 “강제” 가입시켰는지에 대한 명확한 사법적 증거도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교인의 정치 참여 자체를 민주주의 왜곡으로 모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 장관의 논리대로라면 종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