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청백리(淸白吏)’를 공직자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여겨왔다. 직역하면 맑고 흰 것 같은 관리이다. 쉽게 말해 청렴결백(淸廉潔白)한 관리의 줄임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본래 청렴(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여 재물에 대한 욕심이 없음)과 결백(마음과 행동이 깨끗해 아무런 허물이 없음)으로 나뉜 것을 합쳐서 ‘마음이 맑고 검소하며 탐욕이 없는 깨끗하고 순수한 인품’을 말할 때 쓰인다. 한편 청렴결백은 줄여서 ‘청렴’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현대사회는 공직자가 갖추어야 하는 최고의 덕목, 즉 ‘청렴’을 과거의 단순한 금품수수 등 부정부패를 하지 않는 소극적인 수준이 아니라 공정하고 투명한 업무처리, 법과 원칙의 준수, 나아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책임감까지 갖추어야 한다는 포괄적인 의미로까지 확대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청렴은 개인이나 조직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도 불필요한 갈등과 비용을 줄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 사회 전체의 안정과 효율성을 높이고, 국가 경쟁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국제투명성기구(TI, 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2025년도 국가청렴도(CPI,
스마트폰과 SNS는 이제 청소년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통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동·청소년에게 성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범죄 또한 존재한다. 최근 성평등가족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는 1,049명으로 2015년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서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알게 된 사람에게 피해를 입은 비율도 38.1%에 달했다.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더 이상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 증거 추세에 따라 경찰청은 현재 사이버성폭력 집중단속기간을 운영하고 있고, 2025년 10월 23일부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성착취 목적 대화죄의 미수범 처벌 규정이 시행되면서 실제 성착취로 이어지기 전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가능해졌다.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를 수사하며 신분위장수사를 직접 수행하며 수사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적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SNS에서는 청소년들에게 담배나 술을 대신 구매해 주겠
【우리일보 김동하 기자】지난 주말, 송도 앞바다를 찾았다. 날씨가 좋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가족과 함께 걷는 사람들,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아이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까지. 특별할 것 없는 평화로운 주말의 풍경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누리고 있는 이 평화로운 일상이 결코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 아무 걱정 없이 바닷가를 거닐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내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유는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 위에서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76년 전 9월, 인천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됐다. 전쟁 발발 이후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던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이루어진 대담한 결단이었다. 작전의 성공은 전세를 반전시키고 서울 수복과 반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76년이 지난 오늘 인천상륙작전을 기억하는 이유는 단지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그날의 인천에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걸었던 국군과 유엔군 장병들이 있었다. 그리고 자유와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와 명절 귀성ㆍ귀경,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나는 계절이다. 단풍명소를 찾는 여행객과 밤 산책을 즐기는 주민이 많아지면서 도로 위 교통량도 증가한다.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계절이지만,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모두의 교통안전 의식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계절 변화와 이동량 증가 시기에는 졸음운전, 음주운전, 보행자 사고 등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가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네 가지 실천 사항을 소개합니다. 첫째, 장거리 운전 시 졸음운전을 예방합시다. 명절 귀성길이나 가을 여행 철에는 장시간 운전이 불가피하다. 특히 차량 내부를 밀폐한 상태에서 히터나 에어컨을 장시간 작동하면 졸음과 집중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졸음운전은 순간적인 판단력 상실로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운전 중에는 2시간마다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충분히 쉬고,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피로가 누적되었다면 무리한 운전보다는 휴식을 선택하는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참전유공자와 어르신을 돕는 봉사활동을 해 온 사람으로서, 95세 고령 피고인이 구금 상태에서 보석 심문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가볍게 넘기기 어렵다. 오는 21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보석 심문기일이 예정돼 있다. 고령자의 삶을 가까이에서 살펴온 봉사단장으로서, 구금 상태의 초고령 피고인이 재판을 준비하고 참여할 현실적 조건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 봉사 현장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보호의 대상이기 전에 자신의 삶과 뜻을 가진 시민이다. 필요한 도움을 정하고 받는 과정에서도 본인의 의사를 먼저 듣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그 사람의 판단과 선택을 주변이 대신해서는 안 된다. 이 기준은 고령자가 국가의 형사절차 안에 놓일 때 더 무겁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 구금은 단순히 일정한 장소에 머무르게 하는 조치가 아니다. 피고인이 변호인과 재판을 준비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법정에서 밝히는 방식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초고령 피고인에게는 그 시간이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고령이라는 사정이 법적 책임을 없애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령 피고인에게 구금이 어떤 현실적 부담으로 작용하는지는 별도의 고려 대상이
【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평화통일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버려야 할 태도는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낙인부터 찍는 습성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활동을 하며 절감한 것도 이 지점이다. 사회가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거칠어질수록, 평화와 통합을 말할 자격 자체가 흔들린다. 그리고 이 원칙은 남북관계뿐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 내부에서 신천지를 다루는 방식에도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 최근 보도된 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총회장 관련 공소장 내용을 보면,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분명히 있다. 공개된 내용만 보면 정당 가입을 둘러싼 내부 지시와 가입 사실은 나와 있지만, 가입하지 않을 경우의 구체적 해악이나 불이익을 고지했다는 대목은 뚜렷하지 않다. 지시가 있었다는 것과 자유의사를 강제로 박탈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 채 '강요'라는 결론부터 내려놓고 수사와 여론이 움직인다면, 그것은 법치가 아니라 낙인이다. 물론 최종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고, 새로운 증거가 법정에서 제시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다. 사회적 요구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특정 종교단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조직적 강요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여행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수많은 사람의 이동과 안전을 책임져 왔다. 단체 여행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참가자의 나이대다. 같은 일정, 같은 버스, 같은 숙소라도 고령자가 감당하는 부담은 젊은 사람과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이 고령 승객에게 별도 좌석과 수분 섭취 안내를 따로 두는 것도 같은 이유다. 몸의 회복력과 체온 조절 능력이 다르면, 같은 환경도 전혀 다른 위험이 된다. 이 감각으로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 95세인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의 구속 유지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혐의에 대한 판단은 법원의 몫이지만, 구속을 유지할 필요성과 초고령자의 건강 문제는 별개로 따져봐야 할 문제다. 헌법 제27조 제4항은 유죄판결 확정 전까지 피고인을 무죄로 추정하고, 형사소송법 제198조도 불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삼는다. 구속은 형벌이 아니라 절차를 위한 예외적 조치일 뿐, 혐의가 중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필요성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금은 폭염이 절정인 8월이다. 전국 교정시설 일반 수용동에는 냉방시설이 없고, 선풍기마저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 가동 후 10분씩 꺼진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봉사 현장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순간은 큰 행사를 마친 날이 아니다. 불이 어두운 집의 전등을 갈아드리고, 겨울을 앞둔 가정에 연탄을 옮기고, 홀로 지내는 어르신의 안부를 확인했을 때다. 생필품 한 꾸러미나 따뜻한 식사 한 끼가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도 했다. 그때마다 어려움은 거창한 데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청하기 힘든 사람 곁에 아무도 없을 때 더 깊어진다는 사실을 배웠다. 95세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의 구금 문제도 이런 시선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람의 생명과 건강은 멈춰 있지 않는다. 법적 판단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초고령자의 몸은 그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오늘의 작은 이상이 내일에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식사량이 조금 줄거나 약 복용이 흐트러지고, 한 번 넘어지거나 감염을 겪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급격히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낯선 공간에서 장기간 지내는 일은 신체뿐 아니라 불안과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모든 조치를 피하게 해달라는 뜻이 아니라, 95세의 몸이 감당할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사회의 갈등이 깊어질수록 더욱 단단히 붙잡아야 할 원칙이 있다. 법치주의다. 법은 순간의 감정이나 여론의 흐름에 흔들려서는 안 되며, 오직 법률과 증거, 적법절차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 이는 민주주의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근본적인 토대다. 형사소송법상 구속은 피의자의 유무죄를 확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수사와 재판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강제처분이며, 그 요건은 법률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는 피의자의 연령과 건강 상태, 이미 확보된 증거의 정도,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 등 객관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것이 형사법의 기본 원리다. 그런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에서는 법률적 판단보다 여론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게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법조계 안팎에서 종종 제기된다. 특정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비판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곧바로 구속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법원이 사회적 분위기나 여론의 압력에 따라 판단한다면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 또한 약화될 수밖에 없다. 사법부의 역할은 사회적 분노를 해소하는 데 있지 않다. 사실과 증거를 바탕으로 진실을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나는 전쟁의 참혹함을 직접 겪은 세대다. 총알이 빗발치고,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는 일을 보았던 기억은 지금도 쉽게 꺼내기 어렵다. 전쟁이 남긴 상처는 그때로 끝나지 않았다. 세월이 흐른 지금도 많은 참전유공자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병원을 오가고, 먼 길을 다니는 일이나 낯선 절차를 감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나는 참전유공자회에서 많은 어르신을 만나며 나이 든 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아 왔다. 젊을 때는 대수롭지 않던 이동도 힘겨워지고, 병원을 오가는 일과 약을 챙기는 일이 하루의 큰일이 되기도 한다. 혼자서는 일상을 꾸리기 어려워 가족이나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 나에게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의 소식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이 총회장 역시 6·25전쟁 참전유공자다. 같은 전쟁을 겪은 사람으로서, 나는 그가 나이 들어 재판을 받게 된 지금의 처지가 마음 아프게 느껴진다. 나라를 위해 몸을 던졌던 이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에 걸맞은 예우를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참전용사 모두에게 남겨진 아쉬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총회장은 정당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지난 24일 첫 공판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