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국가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옴을 명시하며 민주공화국의 기틀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의 근간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핵심 기둥은 바로 헌법 제20조가 규정하는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의 원칙'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 ①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②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최근 대통령 주재 종교계 오찬 간담회 이후 불거진 특정 종교단체 관련 발언은, 우리 사회가 종교와 국가의 관계를 얼마나 엄중하게 다뤄야 하는지를 다시금 환기시킨다. 비록 해당 언급이 확정된 정부 방침은 아닐지라도, 공적 영역에서 나오는 발언은 그 자체로 헌법적 가치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헌법 제20조가 국교를 부인하고 정교분리를 명시한 이유는 명확하다. 국가가 특정 종교에 특혜를 주거나 부당한 간섭을 하지 않음으로써, 모든 시민의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평등하게 보호하기 위함이다. 이는 국가가 종교 문제에 있어 철저히 중립적인 관찰자이자 공정한 법 집행자여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논란이 된 종교단체 해산과 같은 사안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감성적 접근이나 정치적 수사가 아닌 철저히 법률과 절차적 정당성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 특정 단체를 겨냥한 단정적 언어는 자칫 국가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으며, 이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불씨가 된다.
또한, 종교계를 대표해 공적 자리에 참석하는 인사들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종교계의 목소리가 공적 담론으로 확장될 때는 자신의 종단을 넘어 헌법 질서 안에서 사회 전체의 통합과 보편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국 종교와 관련된 공적 논의의 종착지는 항상 '헌법적 원칙'이어야 한다. 국가 권력이 종교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때 비로소 사회 구성원 각자의 자유가 보장된다. 헌법 제20조가 정한 중립성과 절차적 정의가 지켜질 때만이,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대립을 넘어 성숙한 민주공화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