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홍지수 기자】 |인천 부평구 산곡동의 한 주택가 공용주차장. 한 걸음 안쪽 전신주 아래와 화단 덤불 속으로 시선을 돌리자 매캐한 냄새와 함께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빗물에 젖어 단단하게 굳어버린 담배꽁초 지층과 수년 전 단종된 음료수 캔과 삭아버린 비닐봉지가 흙 속에 박혀 있다. 오랜 시간 방치되며 쓰레기가 켜켜이 누적된 도심 속 사각지대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 “한 번 쌓이면 계속 버려”… 반복되는 악순환
이 고질적인 오염을 걷어내기 위해 지난 9일 신천지자원봉사단 인천지부 소속 20명이 현장에 투입됐다.
단순히 길가에 널브러진 오물을 줍는 수준이 아니었다. 봉사자들은 비좁은 화단 깊숙이 들어가, 엉켜있던 지층을 부수고 긁어냈다. 봄철 정화를 앞두고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이런 구석진 곳은 작정하고 파내지 않는 이상 오염물이 계속 누적된다는 점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작업에 참여한 봉사자 이진아(29·가명) 씨는 “눈에 띄는 겉면만 줍고 돌아서면 며칠 지나지 않아 원래 상태로 돌아간다”며 “제일 깊숙한 곳의 밑바닥까지 긁어내야 깨끗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쉴 새 없이 50L 대형 마대자루가 채워지는 모습에 주차장을 지나던 주민 김석훈(65·가명) 씨도 발걸음을 멈췄다.
김 씨는 “이곳은 누군가 꽁초 하나를 던지면 그다음부터는 사람들이 계속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구역이었다”며 “평소 겉만 대충 쓸고 가는 경우는 봤어도 화단 안쪽 깊숙한 곳까지 다 파헤쳐 모조리 꺼내주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 '월1회 지정 구역' 운영… 실효성 검증 예고
수십 개의 마대자루를 가득 채운 방치 폐기물은 단발성 봉사가 가진 맹점을 명확히 보여줬다. 이에 인천지부는 산곡동 해당 구간을 ‘월1회 지정 구역’으로 새롭게 운영하기로 했다.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깨끗해진 공간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무단 투기가 반복되는 현상 자체를 시스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인천지부 이석구 지부장은 “앞으로 3개월간 동일 구간을 찾아 쓰레기 수거량의 변화 추이를 기록할 예정”이라며 “정기적인 관리가 실제 지역 환경 개선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