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인천=이진희 기자】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590-22 일대에 조성되는 1,321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미추홀 1구역’ 재개발 사업이 입주 예정일을 앞두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조합 내부 갈등으로 인한 입주 지연이 장기화되면서, 수분양자들이 대규모로 계약 해지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요건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해당 단지는 지난해 12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조합 집행부 해임 등 내부 갈등으로 인해 공정과 행정 절차가 지연되며 입주 시기가 올해 3월로 밀렸다. 문제는 이 ‘3개월의 지연’이 분양 계약서상 ‘계약 해지 가능 시점’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통상 분양 계약서에는 입주가 3개월 이상 지연될 경우 수분양자가 계약(계약 해지권’ 트리거(Trigger))을 해지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다. 현재 인천 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미분양 사태가 맞물리면서, 일부 수분양자들 사이에서는 입주 대신 계약 해지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조합원과 시행사 측 분석에 따르면, 5억 원 아파트 기준 수분양자가 계약을 해지할 경우 기존 납부한 계약금 5천만 원 반환은 물론, 계약금 상당액의 위약금과 납입금에 대한 연 12% 수준의 이자를 합산해 약 6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투자한 금액 대비 상당한 시세 차익과 맞먹는 수익이 보장되다 보니, 일부 일반 수분양자들은 3월 31일 이전에 준공 인가가 나지 않도록 구청에 조직적인 민원을 제기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긴박해지자 시공사와 시행사 측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습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시공사 관계자는 “조합 집행부 공백 상황에서도 8월 24일 관리처분 총회를 통해 사업 시행 변경 인가 안건을 처리하는 등 3월 말 입주를 위해 사력을 다해왔다”고 설명했다.
조합 관계자는, “만약 3월 말일까지 입주가 시작되지 못하면 수분양자들이 길거리에 나앉는 것은 물론, 대규모 계약 해지 사태로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미추홀구청이 부분 사업준공 승인 등 행정력을 유연하게 발휘해 입주를 현실화하는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미추홀 1구역 사태를 재개발 조합의 내부 갈등이 사업 전체의 존립을 흔드는 전형적인 사례로 보고 있다. 입주 지연이 수분양자들에게 ‘합법적 탈출구’를 제공하게 된 상황에서, 인허가권자인 구청의 현명한 중재와 법적 가이드라인 제시가 없으면 시공사와 남은 조합원들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