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김선호 기자】국립인천해양박물관(관장 우동식)은 2월 이달의 해양유물로 인천항 갑문 공사 사진엽서 3점을 선정했다.
이 사진엽서는 1910년대 인천 축항 공사 당시 외갑문의 외부와 내부, 내갑문을 촬영한 것으로 벽면과 바닥 공사가 완료되고 갑문 조립 및 외판 설치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아 1917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20세기 전후로 유행한 사진엽서는 주로 지역 명소, 근대 건축물, 사건 현장 등을 소재로 했는데, 조선에서 발행된 사진엽서는 조선의 근대화를 선전하고 일제의 식민 지배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인천항 갑문 공사 사진엽서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갑문 완공 직전의 모습을 통해 축항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 갑문은 1911년 공사를 시작해 1918년에 완공됐다.
갑문은 이중갑문 방식으로 설계돼 수위를 조절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간조 시에도 선박의 자유로운 출입이 가능해졌고, 대형 무역선의 입출항이 원활해지며 화물 하역 비용이 크게 절감됐다.
이를 통해 인천항은 한반도의 주요 무역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동시에 쌀과 콩 등 조선의 농산물이 대량으로 반출되는 식민지 수탈의 통로가 되기도 했다.
축항 공사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일화가 있다.
공사에는 경성감옥 인천분감의 수감자들이 동원됐는데, 여기에 백범 김구 선생도 포함돼 있었다.
그는 서간도 무관학교 설립 자금을 모으던 안명근이 체포된 사건에 연루돼 1911년 경성 감옥에 수감됐고, 1914년 인천분감으로 이감됐다.
김구 선생은 자서전 백범일지를 통해 공사장에서 흙을 짊어 나르던 고된 노동의 기억을 생생히 기록했다.
이달의 해양유물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국립인천해양박물관 전시실에서도 갑문 공사 관련 유물과 실감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우동식 국립인천해양박물관장은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인천항의 입구인 갑문 옆에 건립됐다”며 “방문객들이 박물관을 관람하며 인천항의 역사를 함께 확인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은 수도권 유일의 해양박물관으로, 해양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해양 관련 유물을 수집하고 있다.
유물 기증을 희망하는 개인, 기관 또는 단체는 박물관 유물 수집 담당자에게 전화하거나 누리집을 통해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