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7 (수)

  • 맑음동두천 -2.3℃
  • 백령도 2.2℃
  • 맑음강릉 1.4℃
  • 서울 -1.0℃
  • 인천 -0.9℃
  • 구름많음대전 0.1℃
  • 맑음대구 2.6℃
  • 맑음울산 4.8℃
  • 광주 3.9℃
  • 맑음부산 5.1℃
  • 흐림고창 3.2℃
  • 제주 8.9℃
  • 구름많음강화 -2.4℃
  • 흐림보은 0.6℃
  • 구름많음금산 2.4℃
  • 구름많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6℃
  • 구름조금거제 5.2℃
기상청 제공

【여성 건강검진】 “하필 생리네”…건강검진 받으려면, 생리전후 언제?

 

【우리일보 강수선 기자】 | 거리에 낙엽이 뒹굴기 시작할 무렵부터 전국의 건강검진센터는 붐비기 시작하고 연말에는 북새통으로 변한다. 해를 넘기면 검진 기회가 사라지는 데다가 자칫 과태료를 물 수도 있기 때문에 미뤘던 검사를 받으려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 연말에는 각종 일정이 겹치는 데다가 여성은 생리주기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잡기가 더욱 어렵다.


많은 여성이 생리주기를 피해서 검사받으려고 하지만, 생리가 불규칙한 여성은 언제 받아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어떤 여성은 ‘믿었던 생리주기의 배신’으로 갑자기 생리가 터져 당황해 하기도 한다. 더러 ‘문제의 생리’ 때문에 경구피임약으로 주기를 조절하고 검사를 받는 것이 어떤지 문의하는 여성도 있다.

 

‘생리와 건강검진 시기’에 대해 모든 여성에게 100% 적용되는 황금률은 없지만,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 때 건강검진을 피하고 싶어하고, 의학적으로도 그것이 바람직하다.

 

◆ 가임여성 ’10일 규칙’ 폐기? 그렇다면 적기는 언제?

한때 국내 여성암 가운데 발병률 수위였던 ‘자궁경부암’ 여부를 알기 위한 세포진검사 중 세포 샘플에 피가 섞여있으면 판독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생리가 임박하였거나, 생리 중에는 자궁내막이 두꺼워지고 난소가 커져서 요즘 급증하고 있는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을 체크하는 골반 초음파검사에서 작은 혹들이 잘 안 보인다. 혈액에서 난소암 신호를 잡는 ‘종양표지자검사’에서는 생리 중에는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생리 중이나 직후엔 호르몬 변화로 유방이 커지거나 조직이 평소보다 뭉쳐져 있어 검사 중 아프기도 하고 스캔이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유방 초음파나 촬영술 검사도 피하는 것이 좋다.

 

검진의 기본이 되는 소변 검사도 결과가 왜곡되기 마련이다. 소변에 생리혈이 섞이면 혈뇨 위양성(혈액이 섞인 것처럼 보이는 오류)으로 인해 요로감염, 방광염, 신장질환 등으로 오진될 수 있다.

 

한때 가임 여성에겐 혹시라도 임신했을 수 있어 태아의 건강을 위해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C∙ International Commission on Radiological Protection)의 ‘10일 규칙(10 Day Rule)’에 따라 생리 시작 10일 뒤 검진이 권장됐다. 그러나 최근 임신 초기 미량의 방사선 노출이 태아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이 원칙은 사라지다시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임 여성의 건강검진 시기는 결과론적으로 비슷한데, 생리가 끝난 때에서부터 1주일 정도 뒤가 가장 좋다. 각종 여성암 검사의 정확도가 가장 높고, 특히 유방암 검사 때에는 통증과 불편함도 줄어든다.

 

◆ 생리 불규칙한 여성은?

만약 기존 일정 때문에 이때 받을 수가 없다면 ‘그나마’ 생리 며칠 전보다 며칠 뒤가 조금 더 낫다. 만약 생리를 앞두고 각종 증상으로 고생하는 ‘생리전증후군’이 있다면 유방이 부풀거나 배에 압박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검사 중에 통증과 싸워야 할지도 모르므로 당연히 전보다는 후가 낫다.

 

생리가 불규칙하다면 생리가 끝났다고 하염없이 망설이지만 말고 생리가 끝날 것으로 여겨지는 날의 1주일 뒤로 예약하는 것이 가장 좋다.  생리주기가 2, 3개월 롤러코스터 같이 불규칙하다면 무작정 미루지 말고 가장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날로 예약을 잡도록 하고, 만약 생리가 터지면 내시경 검사, 일반 혈액검사 등 생리와 무관한 검사를 받고 자궁경부세포진 검사, 초음파 검사, 난소종양표지자 혈액검사 등을 뒤로 미뤄 받도록 한다. 대부분의 건강검진센터에선 이런 경우에 친절하게 안내하므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더러 불규칙한 생리 때문에 마치 대학입시 전 수험생이나 중요한 스포츠경기를 앞둔 운동선수처럼 경구피임약을 복용해서 생리를 조절하고 건강검진을 받는 게 어떤지 문의하는 분들도 있지만, 권장할 수 없는 방법이다. 호르몬 제제가 혈액에서 피떡(혈전)을 만들 수 있고 정상적 호르몬 주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여성은 진료 상담 때 “생리는 잘 하는데 주기가 불규칙하다”고 고민을 털어놓는데 상당수는 ‘부정출혈’이다. 난자를 못만든 상태에서 불안정해진 자궁내막조직을 배출하는데, 생리를 했다고 오해하는 것이다. 만약 생리가 3주 안쪽으로 되풀이되거나 2~3개월 생리가 없다면 몸의 호르몬 균형이 깨졌거나 자궁이나 난소에 혹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자신이 그렇다고 여겨지면 건강검진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건강검진센터에 문의해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면 동네 산부인과 주치의의 진단부터 받을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