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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습지의 아름다움과 신비 그리고 변화상 담은 사진전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인천 길병원 옆 남동생활문화센터에서

 

【우리일보 노연숙 기자】 | 일제강점기에 염전으로 조성돼 1990년대 중반까지 대표적인 천일염 생산지 중 하나였던 소래습지(인천시 남동구 논현동)는 오늘날 갯벌과 철새서식지 그리고 폐염전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염전 체험과 철새 관측이 가능하고 다양한 산책로를 두루 갖춘 쉼터이자 관광지며, 무분별한 개발을 저지하는 완충지대이다. 

 

계절이 바뀌고 세월과 시간이 흐름에 따라 드러난 소래습지 고유의 아름다움과 신비 그리고 주위의 변화상까지 다채롭게 담아낸 사진전이 오는 20일 저녁 7시에 인천 남동생활문화센터 3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신예 싱어송라이터 구지원의 축하 공연도 마련됐다. 


남동구와 남동문화재단의 지역예술인 지원사업의 일환이기도 한 이번 전시에 예순 점이 넘는 작품을 선보이는 임강빈 작가는 스톡 사진작가(게티이미지코리아) 겸 객원기자(인천시청)로 활동 중이다. 


“처음부터 사진을 찍거나 취재하려 찾아간 건 아니었어요. 너도나도 좋다며 찾는 지역 명소여서 오히려 몇 해나 미적대다가 우연히 마주한 탁 트인 풍광에 매료됐죠.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머리를 식힐 겸 종종 드나들었어요. 홀로 습지를 거닐며 위안을 많이 받았죠.”


여행을 기록하려 처음 카메라를 든 그는 최근 들어 도시의 일상을 간간이 사진으로 남겼다. 물론 가장 애정을 갖고 줄기차게 작업한 주제는 소래습지다. 그렇지만 반년 전까진 사진전을 연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늘 다니던 동문 쪽 땅 소유주가 갑자기 울타리를 치며 길을 막아버리는 일이 생겼어요. 시·구청과 공원부지 매입 관련 갈등이 생겨 그런 건데, 그동안 찍어둔 걸 세상에 드러낼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촬영을 하고 나오면서 한창 울타리가 쳐지고 있던 소래습지와 작별 인사를 나눴고, 때마침 문화재단의 지원도 일부 받게 됐습니다.”


작가는 특별히 지역 꿈나무들과 장애인, 소방·경찰 공무원 그리고 생활폐기물 수거인력 및 일부 시내버스 운전기사(소래습지 인근 노선) 여러분을 초대할 계획이다. 이들에 대한 애정과 예우 차원에서다. 


“지역에 애착심이 있어야 그 지역의 앞날을 기대할 수 있잖아요. 단단히 뿌리박아야 본인도 덜 흔들리고요. 그리고 동기나 목적을 떠나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분들 덕분에 이 세상이 굴러가고, 저 역시 많은 덕을 보며 살아가니까요. 잠깐의 쉼이나 위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흔히 소래습지 하면, 여러 대의 풍차가 아침 햇살과 안개에 휩싸이거나 호수 위의 철새들 또는 (폐)염전 위주의 사진들이 떠오르기 쉽다. 


“그동안 그런 작업이 많았잖아요. 오늘날 풍차는 소래습지를 일부러 찾아오게 하는 명물이긴 한데, 그렇다고 모형에 불과한 그런 인공적인 게 소래습지를 대표할 수 있을까요? 굳이 저까지 되풀이해 찍고 싶진 않았어요. 물론 다른 이들처럼 염전의 흔적이나 철새들의 모습을 찍더라도 다르게 찍으려 했고, 대부분 흘려넘기는 습지 외곽의 풍경까지 발품을 팔며 담았어요. 기록자로서의 사명감 때문이었죠. 습지에서 건져 올린 특별한 선물들을 널리 알릴 계획입니다. 아침에 잠깐 풍차 좀 찍다가 오고 마는, 그런 데가 아니었어요.”

 

전시일시 :9월 3일 18시까지. 
관람 시간 : 평일 9 ~ 21시, 단 토요일은 18시까지 / 일요일 휴관 

- 사업명 : 소래습지 ‘그날, 그 순간’ 사진전
- 주최·주관 : 임강빈 010-8412-7938
- 후원 : 남동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