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이재준 기자】취업 전선에 나선 청년들에게 '취업 박람회'라는 단어는 설렘보다는 피로감으로 다가온다. 양복을 갖춰 입고 줄을 서서 짧은 상담을 나누고, 한 뭉치의 팸플릿만 들고 돌아오는 기존의 방식은 고착화된 취업난 속에서 큰 위로가 되지 못한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보다 "기업이 원하는 조건에 내가 맞는가"를 먼저 고민해야 하는 청년들에게 취업 준비는 자신을 지워가는 과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오는 12일 인천 구월동 ‘휘게101’에서 열리는 [나만의 트렌드 칵테일] 팝업 스토어는 신선한 파격을 예고한다. 단순히 채용 정보를 나열하는 자리가 아니라, 청년 개개인의 내면 성향과 외면의 스타일을 하나의 '칵테일'처럼 조합해 보는 이색적인 시도는 취업 지원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번 행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오감(五感)'을 활용한 브랜딩 공정에 있다. 핀터레스트 감성의 무드보드로 커리어 비전을 시각화하고, 퍼스널 컬러와 헤어·메이크업을 통해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체화하며, 심지어 자신의 직업적 성향을 향기로 제조하는 과정은 청년들에게 '나다움'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는 단순히 직장을 구하는 '구직(求職)'의 단계를 넘어, 스스로를 하나의 브랜드로 구축하는 '자기 정립'의 과정이다.
실제로 오늘날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재상은 천편일률적인 스펙을 갖춘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가치관이 뚜렷하고, 그 가치를 조직의 색깔과 어떻게 섞어낼지 아는 '자기 주도적 인재'를 원한다. 하지만 정작 청년들은 토익 점수와 자격증이라는 틀에 갇혀 자신의 진짜 색깔을 잃어가고 있다. 팝업 스토어 관계자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고유한 색깔이 있지만 이를 보여줄 '레시피'를 찾지 못했을 뿐이다.
인천 구월동 카페거리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펼쳐질 이번 행사는 청년들에게 "당신은 충분히 매력적인 원료"라는 응원을 건넨다. 취업 지원 정책 또한 이제는 딱딱한 행정 지원에서 벗어나, 청년들의 감성을 터치하고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문화적 접근'으로 진화해야 한다.
막막한 미래 앞에서 고민하는 인천의 청년들이 이번 팝업 스토어를 통해 잠시 숨을 고르길 바란다. 칵테일의 맛이 기주(Base)와 부재료의 조화에서 결정되듯, 자신의 내면과 외면을 조화롭게 섞어보는 이 짧은 경험이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자신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완성하는 소중한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