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은기 기자】 인천 소방본부 남동소방서 소속 구급대원이 외국인 환자의 다급한 신고에 출동해, 유창한 태국어 구사 능력으로 중증 뇌출혈을 신속히 파악하고 적절한 병원 이송 및 통역 지원을 통해 귀중한 생명을 살린 사실이 알려져 미담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7일 저녁, 인천소방본부 상황실에 한 외국인 환자가 두통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남동소방서 구급대는 한국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의 문진에 직면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 중 최강인 대원은 태국인 배우자를 둔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며, 과거 태국에서 3년 이상 직장 생활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유창한 태국어를 구사할 수 있었다. 그는 환자와 직접 소통하며 정확한 문진을 진행했다.
신고 내용은 단순 두통이었으나, 환자는 태국어로 "왼쪽 머리가 깨질 것 같다", "생각하는 대로 말이 잘 안 나온다", "혀가 아프고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호소하였으며, 측정된 혈압이 197/133mmHg 이상으로 매우 높은 상태였다.
구급대는 이를 단순 두통이 아닌 뇌혈관 질환, 즉 뇌출혈 가능성이 높은 응급 상황으로 즉각 판단했다. 이후 환자를 인천 지역의 상급종합병원인 인하대병원으로 신속히 이송했으며, 병원 도착 후에도 현장에 남아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의사소통을 통역하며 원활한 진료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병원 진료 결과, 환자는 구급대의 판단대로 뇌출혈로 최종 진단받아 현재 치료 중이다. 이는 초기 대응이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심각한 후유증이나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긴급한 상황이었다.
최강인 대원은 이번 상황에 대하여 “제가 태국에서 근무한 경험과 가족 덕분에 태국어 소통이 가능했고, 환자 상태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통역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 현장의 다문화 대응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