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김선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월5일 선거제 관련‘준연동형 선거제 유지 및 비례연합정당 추진’ 입장을 발표했다. 결국 더불어민주당도 비례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선거제 퇴행, 정당 민주주의 훼손에 가담하겠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더불어민주당이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핑계를 그만 대고, 위성정당 방지법부터 통과시키고,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일 준연동형 유지 여부를 당원투표에 부친다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바 있다. 경실련 역시 선거제도는 모든 정당 및 후보자에게 적용되는 ‘게임의룰’이라는 점에서, 연동형 선거제도 개혁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선거제도 당원투표 방침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선거제도 당원투표 방침을 철회하고, 선거제도 결정권을 이재명 당 대표에게 일임하겠다는 황당한 입장을 발표해, 더욱 큰 비판을 받았다.
오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는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 비례연합정당 창당’ 방침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기 위해, 비례연합정당을 창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국민의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다는 비례연합정당 역시 위성정당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비례연합정당 역시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의석 수 확보를 위하여 추진되는 ‘민주당 외곽조직’으로밖에 볼 수 없으며,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아닌 독립된 정당의 인사들 위주로 창당이 이뤄진다 해도, 이후 더불어민주당으로의 탈당·입당의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를 대단한 결단처럼 말했지만,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4년 전 어렵게 도입한 준연동형 선거제를 퇴행시키는 것으로, 대단히 우려스럽다. 연동형 선거제도는 지역구와 비례의석 배분 방식을 연동해,“지역구에서 기득권에 밀려 정당득표율 만큼의 의석을 배분받지 못하는 군소정당에 비례대표 의석을 좀 더 배분해주자”는 취지인데, 거대 양당이 별도의 비례위성정당을 창당하면 군소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더 배분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은 정당 민주주의도 훼손한다. '정당법' 제2조는“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성정당은 자발적 조직이 아니라, 거대 양당에 종속된 단체에 불과하여 자발성을 결여하고 있으며, 정당의 계속성 및 공고성도 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성정당은 국민에 대한 책임 능력을 결여하여 대의제 민주주의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
이미 이재명 당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위성정당 금지하는 등의 정치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한 바 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 인사들도 계파와 상관없이 ‘위성정당 금지’와 관련한 입법을 촉구한 바 있다. 이러한 위성정당 금지 요구에 침묵하던 이재명 당 대표가 이제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에 대응하기 위해 비례연합정당을 추진한다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처사이다.
지금이라도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의석의 절반 이상을 공천한 정당은 비례 의석의 절반 이상을 공천하도록 의무화한 ‘위성정당 방지법’을 통과시켜 4년 전 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과 같은 위성정당을 방지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 민심 잡기 위해 국회 특권 내려놓기 등 약속하고 있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은 “비례연합정당을 포함한 위성정당 미창당”부터 약속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