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기자]무더위가 시작되면 치질환자들의 걱정이 시작된다. 떳떳하게 밝히고 치료받기엔 부끄러운 질환이지만 참기 어려울 정도로 소양감과 통증이 잦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찬 음식 섭취, 세균 번식이 쉬운 높은 습도, 과도한 땀 분비 탓으로 일반적으로 낮보다는 밤에, 겨울보다는 여름에 심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치질수술환자 수는 25만 명으로, 23만 명이었던 2012년과 비교해 볼 때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이로 미루어봤을 때 이제 치질은 더 이상 감춰야만 하는 질환이 아니다. 빠른 증상파악과 치료만이 이 부끄러운 병에서 해방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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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의 70%는 치핵

항문과 그 주위에 생기는 질환을 우리는 ‘치질’이라고 부른다. 치질은 덩어리가 생기는 치핵, 항문 내벽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주위 조직에 고름이 차는 치루로 나눠진다. 흔히 이를 치질의 3대 유형이라고 하는데, 이 중 치핵은 치질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치핵에 걸리면 항문 안쪽 점막 및 조직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부풀거나 늘어져 빠져나온다.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출혈과 함께 항문 덩어리가 밖으로 밀려 나온다. 심한 경우에는 피가 뿜어져 나오기도 하며 빈혈으로 이어지기도 하므로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치질은 왜 생길까

치질의 대표적인 원인은 항문 조직 자극이다. 변비나 설사 등으로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거나, 장시간 앉아있거나 서 있는 행동이 항문 조직을 자극하는 원인이 된다. 섬유질 섭취량이 적거나 과음하는 습관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치핵은 특히 노인들에게 잘 생긴다. 치핵도 혈관질환의 하나에 속하므로, 혈관벽이 약한 노인들은 항문 내벽이 수축되고 근육이 모세혈관을 압박하면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변비와 함께 치질이 동반된다. 따라서 치핵은 혈관에 문제가 생기기 쉬운 노인층에서 더욱 조심해야 한다.

치질, 수술만이 답은 아니다

치질이라면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줄 알고 겁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치질환자의 70% 정도는 보존요법과 약물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대변을 볼 시 치핵이 항문 아래로 튀어나왔다가 다시 들어가고 피가 묻어나오는 경우 수술 없이 간단한 치료로 완치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이보다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증상과 통증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므로 항문 주위에 통증이나 가려움이 느껴진다면 지체말고 바로 병원을 찾자.

생활 속 치질 예방법

치질은 항문의 지나친 압력에 의해 악화되기 때문에, 장시간 앉거나 서 있는 자세는 금물이다. 중간중간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병행하고, 가급적이면 찬 곳에 앉지 않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물 두 컵과 사과 한 개를 먹는다. 주스는 사과주스와 포도주스가 좋으며 술, 생강, 겨자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피해야 한다. 매일 따뜻한 탕에 들어가 목욕, 좌욕을 하는 것은 항문의 혈액 순환을 돕고 상처 주변의 통증을 감소시키므로 치질의 최고 예방법이 된다.

기사제보.한국건강관리협회 인천광역시지부 원장 홍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