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경주시가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이자 풍부한 문화유산으로 한국 대표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음에도 경주역에는 장애인콜택시 전용 승·하차 구역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주역 이용객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기준 외국인 관광객 또한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경주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속열차 이용객 역시 크게 증가했다. 경주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KTX는 2021년 2,901명에서 2023년 5,900명으로 103%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SRT 이용객 수도 1,798명에서 2,823명으로 57%로 증가했다. 이처럼 역 이용객과 관광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위한 전용 승·하차 구역이 없다.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이 겪는 교통 불편 중 ‘버스·택시의 물리적 접근 및 탑승 어려움’이 53.2%로 가장 높고, ‘이용 정보 접근 어려움’이 17.9%로 두 번째로 높다. 이는 장애인이 대중교통 이용 시 물리적·환경문제로 기본적인 이동권 조차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주시 교통행정과는 장애인콜택시 전용 승·하차 승강장이 없어, 장애인 이용객들을 버스 전용 충전소를 임시 승·하차 구역으로 조치해 안전사고 위험 해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버스전용충전소는 대형버스가 드나들어 시야 확보가 어렵고, 추돌 위험이 크고 차량 간 동선이 혼잡해 안전문제를 해소하기 보다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다.
경주역은 관광객, 시민, 차량이 집중되는 교통거점으로, 안전한 보행,이동 동선 확보가 필수이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과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설치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역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진주역, 태화강역, 대전역, 광주송정역, 부산역 등 장애인콜택시 전용 승강장이 잘 마련돼 있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이하 솔루션) 위원들은 “장애인콜택시 전용 구역이 없어 위험한 도로 위에서 눈치와 항의 속에서 대기해야 하고, 심각한 혼잡도와 2차 사고 위험이 생긴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솔루션은 경주시 교통행정과에 ▲경주역 출입구 인근 장애인콜택시 전용 승·하차 구역을 설치 ▲안내표지판 기차역 설치 ▲식별이 쉬운 바닥, 주차구역선 색상 도입 ▲안내 및 홍보 등을 요청했다.
솔루션은 21개의 장애인단체 실무책임자이자 장애전문가들이 모여 일상 속 문제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건의하는 회의다. 해당 안건에 대한 진행 경과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홈페이지(http://kofdo.kr) 제도개선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