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김지윤 기자】 부산도서관이 개관 5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정보환경 속에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부산도서관은 21일 오후 2시 도서관 지하 1층 모들락극장에서 ‘2025 부산시 공공도서관 포럼’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공공도서관협의회 부산지부가 주최하고 부산도서관이 주관한다. 인공지능 기술 확산과 인구구조 변화 등 사회 전반의 큰 전환기 속에서, 공공도서관이 시민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는 것이 목적이다. 도서관 관계자뿐 아니라 도서관 정책과 미래에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에게도 문이 열려 있다.
포럼의 큰 주제는 ‘변화하는 지식생태계,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역할’이다. 좌장은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장덕현 교수가 맡아 전체 흐름을 이끈다. 첫 번째 발표는 동덕여자대학교 배경재 교수의 ‘인공지능(AI) 시대, 미래 도서관의 역할 변화’다.
이 발표에서는 생성형 AI와 데이터 기술 발달이 정보검색, 자료 서비스, 이용자 교육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공공도서관이 단순한 자료 보관소를 넘어 시민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 논의된다. 도서관 사서의 역할도 ‘정보 제공자’에서 ‘정보 큐레이터’와 ‘학습 코치’로 확장될 필요성이 제기될 전망이다.
두 번째 발표에서는 국제신문 김희국 기자가 ‘인구소멸 시대, 공공도서관의 새로운 역할’을 주제로 강연한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청년 인구 유출 등으로 지역 공동체가 약해지는 가운데, 공공도서관이 주민 생활의 거점이자 문화·교육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중심이다. 특히 농촌·산간·도서 지역처럼 민간 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 도서관이 수행해 온 기능과 한계를 짚고, 작은도서관·이동도서관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모델도 함께 검토한다. 발표에서는 “책을 빌리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공공 커뮤니티 허브”로서 도서관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사례가 소개될 예정이다.
세 번째 발표는 서울도서관 오지은 관장이 맡는다. ‘변화와 혁신에 발맞춘 도서관’을 주제로, 서울도서관이 추진해 온 공간 재구성과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디지털 서비스 혁신 사례가 공유된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게 만드는 공간 디자인, 전시·강연·체험을 결합한 복합문화 프로그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서비스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부산도서관은 “서울·부산의 사례를 나란히 놓고, 각 지역 특성에 맞는 공공도서관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이후에는 질의응답과 종합 토론이 이어져,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이번 포럼은 부산도서관이 지난 5년간 추진해 온 공공도서관 협력사업을 돌아보는 시간도 겸한다. 부산도서관은 시립·구립·작은도서관과 함께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울산·경남 등 인근 지역 도서관과 교류를 확대해 왔다. 독서문화 행사, 작가 초청 강연, 청소년 진로 프로그램, 지역 아카이브 구축 등 그간의 성과가 행사 현장에서 함께 조명될 예정이다. 도서관 측은 “부산도서관이 단일 기관을 넘어,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지식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박은아 부산도서관장은 “개관 5주년을 맞아 여는 이번 포럼은, 급변하는 시대에 공공도서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시민과 함께 고민하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부산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 도서관과 긴밀히 협력해, 공공도서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포럼 참가 신청은 부산도서관 누리집를 통해 사전 접수하거나, 행사 당일 현장 등록도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