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인천=조정란 기자】과거 고령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암 질환이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매섭게 파고들고 있다. 특히 대장암과 갑상선암의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젊은 층의 선제적인 건강관리와 정기 검진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식습관 변화가 주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20~30대 대장암 환자는 6,599명으로 5년 사이 무려 81.6%나 폭증했다. 특히 20대 남성 환자는 2020년 대비 114.5%, 여성은 92.6% 증가하며 전 연령대 중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서구화된 식단을 꼽는다. 가공육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가 늘고 ‘단짠(달고 짠 음식)’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비만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대 비만율은 10년 전보다 약 10%p 상승하며 대사 질환과 암 발병의 단초가 되고 있다.
갑상선암, 젊은 층에서 두 번째로 높은 증가세 갑상선암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20대 남성 환자 수는 2020년 대비 35.0% 증가해 80대 이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갑상선암은 비교적 예후가 좋아 ‘착한 암’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젊은 층에서 발병할 경우 림프절 전이 위험이 있고 평생 호르몬 관리가 필요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선제적 검진이 유일한 답 현재 국가 암 검진 체계에서 대장암 검진은 50세부터 시작된다. 사실상 2030세대는 검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문제는 젊은 층일수록 암세포의 분열 속도가 빨라 발견 당시 이미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검진센터(인천) 홍은희 원장은 “신체 건강을 자신하는 젊은 층은 소화 불량이나 피로를 가볍게 넘기기 쉽다”며 “가족력이 있거나 갑작스러운 배변 습관 변화, 급격한 체중 감소, 목 부위 압박감 등이 느껴진다면 권고 연령 이전이라도 즉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암 예방을 위해 채소와 통곡물 중심의 식단 유지, 가공육 섭취 제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한 적정 체중 유지를 당부했다. 특히 2030세대의 암 발병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국가적 차원의 조기 검진 확대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