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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코스피 5000 시대의 ‘그늘’… 기업 옥죄며 자화자찬하는 몰염치한 정부

지수 뒤에 숨은 고환율·고물가·역성장… 국민 체감 없는 ‘숫자의 잔치’
반기업 규제 쏟아내며 지수 상승은 아전인수격 해석, 자산 버블 점검 시급

 

【우리일보 서울=강수선 기자】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5000선을 돌파했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일궈낸 성과는 분명 평가받아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화려한 지수의 고공행진 뒤에 가려진 실물경제의 민낯을 들여다보면, 지금의 축배는 이르다 못해 ‘독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다.


시장의 환호와 달리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코스피는 뛰고 있지만 원화 가치는 달러당 1500원을 위협하며 하락 중이고, 장바구니 물가는 5%를 상회하며 치솟고 있다. 특히 지난 4분기 성장률은 -0.3%로 역성장하며 역대 6번째 부진을 기록했다. 1인당 GDP 역시 감소세다.

 

국민들에게 코스피 5000은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지수가 오르는데 왜 국민의 통장 잔고는 비어가고,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멀어지는가. 채용 시장은 얼어붙었고 실물경제는 고사 위기다. 정부가 빚을 내 확장재정을 반복하고, 각종 쿠폰과 현금 살포, 연기금과 세제 혜택을 총동원해 억지로 밀어 올린 ‘인위적 부양’의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다. 정부는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근로자추정법 등 기업의 팔다리를 묶는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경직된 주 52시간제와 자사주 의무 소각을 강제하는 상법 개정 등 온갖 반시장적 정책을 쏟아내면서도, 지수가 오르자 이를 정부의 성과인 양 포장하고 있다.

 

기업의 수익력과 경쟁력을 깎아먹는 규제를 남발하면서 지수 상승에 축배를 드는 모습은 몰염치의 극치다. 고환율 덕에 수출 기업의 실적이 원화 기준으로 부풀려진 착시 현상과 유동성 파티가 맞물린 결과일 뿐,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화된 결과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라, 현재의 지수가 유동성과 낙관론이 만든 ‘자산 버블’인지 냉철하게 점검해야 할 시점이다. 거품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이며, 그 고통은 고스란히 서민과 기업의 몫으로 돌아온다.

 

정부는 아전인수격 자화자찬을 멈추고 실물경제를 살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기를 살리고, 물가 안정과 환율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진짜 성장’을 이끌어내야 한다. 숫자 놀음에 취해 민생의 경고음을 외면한다면, 코스피 5000은 한국 경제의 화려한 정점이 아닌 몰락의 시작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