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일보 김선근 기자】 지금까지 병원에서 지방흡입술 등으로 발생한 인체유래 지방은 모두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재활용이 금지됐지만, 앞으로는 의약품·의료기기 원료 등으로의 활용 길이 열릴 전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및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은 지난달 29일, 인체유래 지방을 의료·바이오 산업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에서는 인체유래 지방을 위해의료폐기물의 일종인 조직물류폐기물로 규정해 원천적으로 재활용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 조직에는 줄기세포, 세포외기질, 콜라겐 등 고부가가치 성분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으며, 최근에는 이를 통해 인공피부, 의약품, 의료기기 등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서 의원은 “그동안 인체유래 지방은 활용 가치에도 불구하고 법적 제약으로 인해 전량 폐기돼 왔다”며 “이제는 이를 공공의 이익과 의료 발전을 위해 안전하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개정안은 기존에 태반만 예외적으로 재활용이 허용되던 의료폐기물 항목에 인체유래 지방도 포함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병원 등에서 발생하는 인체 지방의 활용 범위가 확대돼, 그동안 버려지던 자원이 첨단 의료기술 개발에 적극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 의원은 “의료폐기물 재활용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철저한 안전관리 기준은 필요하지만, 동시에 바이오산업의 발전을 가로막지 않도록 유연한 법체계로의 전환이 요구된다”면서 “이번 개정을 통해 의료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고, 국민 건강 증진과 미래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