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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95세’ 이만희 총회장 일시 석방… 인도적 차원과 방어권 보장을 위한 보석 결단을

 

【사설】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이만희(95) 총회장이 법원의 결정으로 다시 구치소에서 일시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가 이 총회장 측의 구속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6월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래 벌써 세 번째로 내려진 집행정지 조치다.

 

법원의 잇따른 결정은 95세에 달하는 초고령 수감자의 건강 상태가 구치소 내에서 감내하기 힘든 한계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명백히 방증한다.

 

구속집행정지는 피고인에게 중대한 질병 등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때 주거를 제한하여 일시 석방하는 제도다. 하지만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다시 구치소 차가운 바닥으로 돌아가야 하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100세를 바라보는 95세의 고령 피고인이 구치소 수감과 병원 입원, 재수감을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것은 그 자체로 생명과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형사재판의 대원칙은 ‘무죄 추정의 원칙’과 ‘불구속 수사·재판’이다. 구속은 어디까지나 증거 인멸이나 도주의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예외적 수단이어야지, 판결 전 피고인을 미리 처벌하는 징벌적 수단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이 총회장은 95세의 고령으로 물리적인 도주의 우려가 전무할 뿐만 아니라, 이미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수사가 마무리되어 증거를 인멸할 여지도 희박하다.

 

더욱이 방어권 보장은 헌법이 부여한 모든 피고인의 기본적 권리다. 극도로 쇠약해진 신체 상태와 제한된 구치소 접견 환경에서는 방대한 재판 기록을 검토하고 변호인과 원활하게 조력하며 실질적인 자기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법 정의는 피고인의 신분이나 사회적 논란, 종교적 색채와 무관하게 헌법과 법률, 그리고 인류 보편의 인권 가치 위에 엄정히 서 있어야 한다. 95세의 연로한 피고인에게 가해지는 반복적 수감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도 가혹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임시 땜질식 구속집행정지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보증금 납입과 주거 제한 등 엄격한 조건을 부가한 ‘보석 허가’를 통해 안정적인 치료와 불구속 재판을 보장해야 마땅하다. 실질적인 방어권을 보장한 상태에서 죄의 유무와 경중을 법정에서 명명백백히 가리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법부가 보여주어야 할 진정한 법치주의와 인권의 품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