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이진희 기자】서울중앙지방법원이 95세 초고령인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에 대해 구속집행을 정지하고 오는 4일까지 병원 치료를 허용한 결정은 피고인의 긴급한 의료적 필요성을 인정한 조치다. 그러나 사흘 남짓한 시한부 구속집행정지만으로는 90대를 넘긴 피고인의 급격한 건강 악화와 생명상의 위협을 해소할 수 없으며, 형사소송법이 보장하는 실질적 방어권을 확보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사법부는 한시적 정지 조치를 넘어, 타 사건과의 형평성과 헌법적 가치 및 법리적 인권 보장 차원에서 신속히 보석 결정을 내려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형사사법 절차의 핵심 가치인 '법 앞의 평등'과 '형평성의 원칙' 관점에서 이번 사안은 엄중히 다루어져야 한다. 동일한 '정교유착' 관련 혐의로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받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경우, 법원의 판단을 통해 구속을 면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및 수사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피고인을 구속 수감하지 않더라도 사법부가 법리적 혐의 유무와 죄책을 엄정하게 가려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함을 명백히 입증한 사례다.
유사한 혐의와 수사 구조 속에서 한학자 총재는 불구속 상태로 방어권을 보장받고 있는 반면, 95세라는 유례없는 초고령의 이만희 총회장에 대해서만 신체적 구속을 고수하는 것은 사법 적용의 형평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동일 유사 사건에서 피고인의 인적·신체적 조건과 방어권 보장 범주가 현저히 다르게 적용된다면, 이는 사법 평등 원칙을 훼손하고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헌법 제12조가 규정한 영장주의와 적법절차 원칙, 그리고 제27조의 '무죄추정의 원칙'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을 구금하는 것이 최후의 수단이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구속은 어디까지나 재판 출석 확보와 증거인멸 방지를 위한 수단일 뿐, 확정판결 전에 실질적인 형벌로 작동해서는 안 된다. 95세 초고령인 피고인의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는 부재에 가깝고, 이미 검·경 수사를 통해 주요 물증과 진술이 확보·기록화된 상황에서 필요적 보석 조항(형사소송법 제95조)의 취지를 외면할 이유가 없다. 수감으로 인한 피고인의 건강 이상은 변호인과 충분히 소통하고 재판에 임할 수 있는 '실질적 방어권'을 근본적으로 무력화시킬 위험이 크다.
사법 정의는 피고인의 인권과 법적 절차의 정당성이 완벽히 유지될 때 그 권위를 확보한다. 한학자 총재의 불구속 재판 사례가 보여주듯, 구속 여부가 사법적 진실 규명의 전제 조건이 될 수는 없다. 사법부는 구속집행정지라는 한시적 땜질식 조치에 그칠 것이 아니라, 타 사건과의 명확한 형평성 확보, 헌법상 보장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권, 그리고 형사상 방어권 보장이라는 엄중한 법리적 논거를 바탕으로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보석 결정을 신속히 내리길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