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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엽 스님, "총무원장 선출 민주화·투명성 강화 촉구"

 

【우리일보 이진희 기자】대한불교조계종이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내부 개혁 목소리로 거센 파고를 맞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선엽 스님이 25일 서울 조계종 총무원 앞에서 양심선언 성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종단의 개혁을 촉구했다.

 

선엽 스님은 성명에서 특정 계파에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문제 삼으며, 사부대중의 폭넓은 참여를 보장하는 선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선엽 스님은 종단 최고 지도자 선출 과정에서 다수 종도의 의사가 반영되지 못하고 제한된 선거인단에 권력이 집중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총무원장의 승적과 수계, 수행 이력 등을 둘러싼 자격 검증 논의가 필요하다며, 종단이 침묵하거나 진영논리로 대응하기보다 객관적 자료를 통해 투명하게 검증하는 절차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엽 스님은 종단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7대 개혁 과제를 제시했다. 총무원장 선출 제도의 전면 재검토와 자격검증 기준 명문화, 재정·인사·사업에 대한 독립적 감사와 정보 공개가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이와 함께 호법·징계 제도의 공정성 확보, 비구·비구니의 실질적 참여 확대, 능력 있는 젊은 수행자들을 위한 세대교체, 종단 현안의 공개 토론화 등을 강력히 촉구하며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선엽 스님은 사찰과 종단의 재산이 특정 개인이나 문중의 사유물이 아니라는 점을 짚으며, 불자들의 보시금과 공적 지원금 집행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승가의 계율과 종법이 권력의 유무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내부고발자 보호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선엽 스님은 "이제 권력의 불교에서 수행의 불교로, 밀실의 종단에서 대중공의의 종단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오늘의 선언이 누군가를 향한 돌멩이가 아니라, 한국불교를 바꾸는 작은 목소리로 기억되길 발원한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한편 이번 성명은 조계종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를 약 열흘 앞두고 나왔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회의를 통해 선거 일정을 확정하고, 투표를 다음 달 3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이번 선거는 9년 만에 성사된 다자 구도로, 기호 1번 경우 스님(전 선운사 주지), 기호 2번 정념 스님(전 월정사 주지), 기호 3번 진우 스님(현 총무원장)이 후보로 등록해 있다. 후보 등록 완료에 따라 진우 스님의 직무는 정지된 상태이며, 정문 총무부장이 직무대행을 맡아 선거 기간 종무를 이끌고 있다.


투표는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지며,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10명씩 선출된 240명 등 총 321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한다. 총무원장 후보 자격은 승랍 30년, 연령 50세, 법계 종사급 이상의 비구로 규정돼 있으며, 당선자의 임기는 4년으로 한 차례 중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