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일보 파주=이정희 기자】70여 년간 ‘폭력과 불법의 현장’이라는 오명을 써온 파주시 성매매집결지가 시민들을 위한 복지와 문화의 요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파주시는 지난 16일 파주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김경일 파주시장을 비롯해 시민과 유관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매매집결지 공간 전환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연풍 리본(Re:born)’, 도시의 기억을 새롭게 엮다 이번 선포식의 주제인 ‘연풍 리본(Re:born)’은 성매매집결지 폐쇄 이후, 해당 공간을 과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 시민 모두가 누리는 열린 도시공간으로 전환하겠다는 파주시의 의지를 담고 있다.
이날 행사는 성매매집결지 폐쇄의 당위성을 알리는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여성 인권 보호에 기여한 유공자 표창과 시민 6인의 수필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낭독에 나선 시민들은 “무관심은 방조”라며 성매매집결지 폐쇄를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해 참석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2028년까지 단계적 전환,복지·문화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파주시는 구체적인 공간 전환 로드맵을 제시했다. 시는 2028년까지 해당 부지에 ▲가족센터 ▲성평등광장 ▲치유정원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 결합 공간) 등을 우선 조성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시립요양원 ▲건강증진형 보건지소 ▲파크골프장 ▲공공도서관 등을 단계적으로 확충해 연풍리 일대를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복합 복지 단지로 변모시킨다는 구상이다.
시민이 직접 그린 미래상, 실시간 공유 행사의 대미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비전 퍼포먼스’가 장식했다. 참석자들은 스마트폰 QR코드를 통해 ‘내가 바라는 연풍리와 파주의 미래상’을 한 문장으로 공유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는 “누구나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약자를 위한 쉼과 회복의 집” 등 시민들의 소망이 실시간으로 송출되며 변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연풍 리본은 불법과 착취가 자행되던 어두운 공간을 54만 파주시민 모두가 마음 편히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되돌려주는 작업”이라며 “시민 참여를 중심으로 한 공간 전환 사업을 지속 추진해 누구나 존중받는 도시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