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정지 된 자살' 사별자의 삶... 그들을 위한 친절한 애도 안내서 《여섯 밤의 애도》 '출간'

  • 등록 2021.12.27 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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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은  '세계 자살 유가족의 날'을 맞아, 한국의 대표적인 애도상담 심리학자 고선규 박사와 자살 사별자들이 함께한 시간을 엮은 <여섯 밤의 애도>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하루 평균 36.1명이 자살하는 나라다. '자살률 1위 국가'라는 오명은 이미 널리 알려진지 오래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엔 2030 세대의 자살률이 크게 증가했다. '자살'은 이제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되었다. 모두가 함께 자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자살 유가족/사별자들을 위한 국가 지원 프로그램 및 인력 지원, 관심은 여전히 부족하다.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출발해, 실질적으로 자살 사별자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고인을 온전히 품고 내 삶으로 돌아가기 위한 심리학자와 유가족들의 여섯 번의 애도 모임<여섯 밤의 애도>는 자살로 소중한 이를 잃은 자살 사별자 다섯 명과 심리학자가 여섯 번의 모임에 걸쳐 40여 가지의 주제로 함께 마음을 나눈 기록이다.

 

이들의 애도 여정을 따뜻하게 이끌어준 저자 고선규(임상심리학 박사)는 <여섯 밤의 애도> 집필을 위해 다섯 명의 자살 사별자를 따로 모아 상담과 애도를 진행했고, 1년여 간의 추가 연구와 수집을 더해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자살 사별자를 위한 애도 안내서'를 펴냈다.

 

고선규 박사는 다양한 상담 분야 중에서도 특히 자살 사별자 심리 상담에 특화되어있는 전문가다. 임상심리전문가그룹 마인드웍스와, 자살 사별 심리지원 단체 메리골드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자살 뒤에 남겨진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고인을 잃은 슬픔을 제대로 표현하거나 위로받지 못한다. 이렇게 애도되지 못한 마음은 그들을 극단적인 마음으로 내몬다. 저자 고선규 박사는 "오랫동안 발이 묶일 수 있는 그 슬픔의 골을 자살 사별자 홀로 빠져나오기란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며, 남겨진 사람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각자의 아픔을 함께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함께 애도한 그 특별한 시간들이, <여섯 밤의 애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여섯 밤의 애도>는 그동안 출간되었던 자살 사별자들의 수기집이나 사별자 개인의 에세이와는 다르다. 사별자들이 터놓은 생생한 '증언'들을, 임상심리학 박사이자 자살 사별 애도상담 전문가인 저자가 '해석‘해 말과 말 사이, 흐르는 감정 사이의 숨은 의미를 발굴해낸다. 자살로 잃은 이를 온전히 애도할 수 있도록 상담과 조언 또한 아끼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사별자 뿐 아니라, 사별자를 곁에 둔 지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하루아침에 자살 사별자가 되어버린 후, 그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이들이라면 도움 받을 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소중한 존재가 '나와 세상을 버린 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믿을 수 없는 현실 앞에서, 남겨진 이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확실한 건, 폐허로 남은 자리를 그대로 두어선 결코 그 깊은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남겨진 나'를 마주하는 용기, 떠난 이를 비로소 온전히 애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여섯 밤의 애도>는 멈춰버린 삶을 다시 시작하고픈 이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박노충 기자 gvkore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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