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첫 논의와 장 열려

  • 등록 2021.09.16 1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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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탄소중립추진위원회와 에너지전환포럼,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기후솔루션이 공동 개최한 ‘경남의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 워크샵이 지난 9월 15일에 도청 대회의실에서 개최되었다. 지난 6월 ’경남 탄소중립추진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정의로운 전환‘과 관련된 주제로 논의의 장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남은 전국에서 석탄발전의 비중이 2번째로 높고, 자동차, 기계설비 제조, 조선과 해양플랜트 등 에너지 전환에 따른 산업 영향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정의로운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9월 13일 워크샵에는 경남 탄소중립 추진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 뿐만 아니라 도의회, 유관 공공기관,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여 2050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정의로운 전환‘의 원칙과 과제들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은 첫 번째 발표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 원칙과 기준, 현황과 과제‘ 발표에서 정의로운 전환의 7대 원칙을 제시하며, “기존 산업의 구조조정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정부가 피해 손실 위주의 금전적 보상 관점에서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의로운 전환은 달성하기 어렵다”며, “대안 모델을 개발하는 관점으로 전환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를 맡은 경남연구원의 남종석 연구위원은 ’경남의 에너지-산업 체제 전환과 그린뉴딜‘ 발표를 통해 ’경남은 여전히 조선, 방위산업, 항공우주, 자동차, 기계 등 제조업 비중이 매우 높으며, 에너지 전환에 따른 지역 경제 영향이 매우 크다“며, ”경남의 제조업 역량을 적극 활용해서 수송 산업의 전환, 풍력발전의 공급 사슬, 해양플랜트와 부유식 해상 풍력발전 등의 영역으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례 발표를 맡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에너지위원회의 플로리안 워텍(Florian Woitek) 정책 담당자는 "유럽연합이 적극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약 1백만개의 일자리가 신규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나, 화석연료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 일부 2십만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어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을 실행 중”이라고 밝히며, “2027년까지 총 1,500억 유로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여 정의로운 전환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티몬 베네르트(Timon Wenhert) 부퍼탈연구소 베를린사무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에너지전환 프로그램의 다양한 성과를 참여자들에게 공유했다. 특히 독일의 석탄광산 지역이었던 루르(Ruhr) 지역을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했는데, 루르(Ruhr) 지역은 1960년대 석탄 일자리가 약 60만개에 달했으나, 석탄 사용의 감소로 현재는 모든 광산이 폐쇄되고 R&D와 서비스 산업 위주의 성공적인 전환을 달성한 모델이다.

 

티몬 베네르트 소장은 “독일의 정의로운 전환은 단지 몇 년 사이에 진행된 것이 아니라 60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진행되었다”며, “전환 과정에서 탑다운 방식의 정책은 지역에서의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지역의 이해관계자가 모두 참여하는 바텀업(Bottom up) 방식과 더불어 혁신을 담보할 수 있는 R&D 기능의 확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 워크샵에서는 경남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도 적극 참여하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문성환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정책기획부장은 “현재 정부의 인식이 일자리 위험이 큰 노동자에 대한 대책, 교육 등으로 관점이 협소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며, “산업전환 과정에서 좋은 일자리의 규모와 전체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면서, 이 과정에 노동조합이 주체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의 제용순 부위원장도 “현재 경남의 그린뉴딜 정책은 정부의 추진 방향과 비슷하게 설정되어 있고 노동자에 대한 지원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하며, “공공성 강화를 전제로 한 에너지 전환과 전담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도의회의 옥은숙 의원은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고용 안정성 강화를 위해 고용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근로조건 개선 및 신규 일자리 창출, 노동 전환 교육 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기후위기영향평가제를 통해 의회 차원에서 도 예산의 기후영향에 대한 부정, 중립, 잠재영향을 세밀하게 살피는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남 충남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정의로운 전환 기금 조례를 제정한 충남의 사례를 소개하며, “석탄발전 폐쇄에 따른 영향이 가장 먼저 발생하는 지역인 충남에서 정의로운 전환 기금을 전국 지자체에서 최초로 설치하는 등 나름의 성과는 있었지만, 이해당사자의 투명한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노조와 시민단체가 함께 대안을 만들어나가는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 워크샵을 주최한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의 정진영 국장은 “이번 워크샵을 통해 경남에서 최초로 정의로운 전환 논의를 시작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올해 탄소중립 추진 로드맵 과정에서 조례 제정, 기금 설치, 노조와 시민사회, 지역 공동체와의 거버넌스 구축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선한길 기자 iwbct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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