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이진희 기자 】 에어케이터링서비스(ACS) 노동자들은 정확히 한 달 전, 사용자가 정리해고 70%를 강행하겠다고 밝히자 영종특별지부에 가입했다. 피켓시위, 기자회견, 7차에 걸친 교섭을 통해 오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고용안정 노사 합의서’ 조인식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항공업 타격이 극심한 상황에서도 노동조합으로 뭉쳐 196명의 일자리를 지키고, 고용유지 방안을 담은 합의서로 의미가 크다.
조합원들은 폐업과 해고 통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과반노조를 달성했고, 원청을 상대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최우선 목표인 폐업철회와 순환근무(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도입을 압박하여 합의를 이끌어냈다. 실제 1/10 수준으로 줄어든 항공기 편수를 고려하여, 순환근무를 진행하고 해당 월 무급휴직자는 평균임금의 50% 수준만큼 정부 지원(최대180일)을 받는다.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기간 사용자는 인위적인 인력조정을 할 수 없다. 권고사직·희망퇴직·해고가 금지되는 것이다.
또한 순환근무자 선정에 대해서는 노사 동수(각3인)로 구성된 ‘월간 인력운용회의’를 매월 진행한다. 이 회의는 직전 달 경영현황 자료(조업량, 인력운용 현황, 스케쥴)를 놓고 노사가 각 파트 근무투입 인원과 명단을 합의하기로 했다. 조업량 회복 시점 수치를 정하여,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종료도 논의가 될 것이다.
당초 사용자는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외에는 다른 방안을 인지하지 못했다. 3월부터 급감한 항공기 편수가 회복되지 못하고 적자 폭이 늘어나자, 폐업을 통보하고 전 직원 해고통지서를 발송했다. 영종특별지부는 노동청을 찾아, ‘9월 실업대란 1호 사업장’ 문제를 경고하고 현장감독·지시를 압박했다. 사용자에게는 순환근무(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도입을 제시하고, 정부지원 방안 신청을 압박했다.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고용유지제도와 노동청의 구체적 지원 방안이 나오자. 사용자는 폐업을 철회했고 교섭에 나왔다. 사용자의 선택에만 달려있는 고용유지제도의 한계를 노동조합이 메워준 것이다. 정부와 노동청이 제도의 실효성과 상시적인 감독·지시를 통해 고용유지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함을 입증한 사례이다.
여전히 항공산업 위기는 지속되고 있다. 사용자는 자기부담금을 책임지지 않기 위해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정리해고·희망퇴직을 상시적으로 진행해왔다. 사용자 선택에 내맡겨진 고용유지 제도는 연장이 되어도 사용자가 신청하지 않고 고용을 포기할 수 있다. 영종특별지부는 코로나19 시기 사용자를 상대로, 고용유지지원제도 적용을 통한 고용불안 극복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또한 고용유지지원제도 거부 시 회사 경영현황 공개,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요건 완화 등의 개선 방향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노조설립과 조인식까지 딱 한 달이 걸렸다. 노동조합으로 뭉친다면, 고용안정방안 마련이 가능함이 입증되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 고용불안 극복을 위해서는 노사 모두 감내가 필요한 현실임을 직시했다. 영종특별지부 ACS지회는 전체 196명의 노동자와 함께 “함께 살자, 다시 날자!”라는 기치로 싸워나갈 것이다. 인천공항·영종지역의 노조 가입 바람이 불어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