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고령운전자 사고,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

  • 등록 2019.02.19 2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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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령운전자 사고,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

지구대로 발령이 나고 가장 처음 받았던 신고가 고령운전자 사고였다. 80세 가량의 어르신 차량이 언덕길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차가 밀려 내려가 뒤에서 신호정지하던 차량을 충격한 것이다.

보통 때 같았으면 보험처리로 쉽게 마무리될 사안이었지만 80세의 어르신 분은 뒤에 있던 차량이 자신의 차량을 뒤에서 충격한 것이고 자신은 절대 움직이지 않았다고 하여 결국엔 경찰서까지 갔었던 기억이 있다. 

최근에는 90대 노인 운전자가 후진을 하다가 가속기를 잘못 밟는 바람에 뒤에서 지나가던 30대 행인을 들이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 또한 70대 노인운전가 인근 사찰을 가는 중 가로수를 들이받아 동승자 포함 다섯명 중 두 분이 사망하시는 사건도 있었다. 날이 갈수록 고령운전자 사고는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65세 이상을 고령 운전자로 분류를 하는데 고령운전자 교통사고가 2008년 1만여 건에서 2017년에는 2만 6000여 건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이미 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고 앞으로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즉, 고령운전자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사회적인 흐름이므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또한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이다. 과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떠한 방법들이 있을까?
 
일단 운전면허 취득이나 갱신에 있어서 자격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법이 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원인 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인지능력에 저하이다. 시력이 감퇴가 되고 반응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돌발상황에 쉽게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면허를 취득할 때나 갱신할 때 적절한 의료검사를 통하여 안전한 운전이 가능할 수 있는 정도의 인지능력을 정확하게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면허 자진반납제도도 시행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 여왕의 남편인 98살 필립공이 교통사고를 내어 운전면허를 반납한 사례가 있다. 지금 서울 양천구청에서는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하게 되면 10만 원 정도의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부산시에서는 음식점이나 안경점에서 할인받을 수 있는 복지카드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 고령운전자의 경우 운전면허를 자진반납한다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지자체가 점점 늘어날 예정이다.

 
운전환경개선 또한 필요하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운전표지판이나 도로 바닥의 선들이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다. 운전표지판의 글씨를 크게 한다든지 실선이나 점선을 좀 더 선명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
 
고령 운전자의 경우 운전을 포기하면 생존권을 위협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택시나 운수업을 하는 경우, 농촌에서 필요한 농약이나 생필품을 사러 외지로 나가는 경우를 말한다. 무작정 운전을 못하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자진면허반납시 복지인센티브 제공 같이 고령 운전자를 위한 사회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며, 또한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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